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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폴 사르트르, 자유와 책임을 말한 실존주의 철학의 거장

by sayyes13 2025. 8. 22.

장폴 사르트르
장폴 사르트르

프랑스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는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는 명제로 실존주의 철학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사상은 인간의 자유, 선택, 책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하며 현대인의 삶에도 여전히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나는 곧 나의 선택이다’  인간의 존재를 정의한 철학자

20세기 철학의 흐름을 통째로 바꿔놓은 한 사상가가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의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입니다. 그는 우리가 지금 흔히 사용하는 ‘실존주의(Existentialism)’라는 개념을 대중화시킨 인물이며, 철학자이자 소설가, 극작가, 사회운동가로서 다방면에 걸쳐 깊은 영향을 남겼습니다. 사르트르는 190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적부터 뛰어난 언어 감각과 지적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프랑스 최고 엘리트 교육기관인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그곳에서 평생의 동반자인 시몬 드 보부아르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전후 혼란의 시대 속에서 인간 존재에 대해 질문했고, 그 결과로 탄생한 철학이 바로 실존주의입니다. 그는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Existence precedes essence)”는 말을 통해 인간이란 태어나면서부터 고정된 본질을 지니지 않으며, 삶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만들어 나간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기독교적 세계관이나 본질주의 철학과는 전혀 다른 급진적 관점이었고, 특히 전쟁과 가치관의 붕괴를 경험한 당시 사회에 큰 충격과 울림을 주었습니다. 사르트르는 철학을 글 속에만 가두지 않았습니다. 그는 소설 『구토』, 희곡 『닫힌 방』 등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실존주의를 예술로 풀어냈고, 철학이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이 아니라 실제 삶에 깊숙이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전쟁과 식민주의, 부조리한 사회 구조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철학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인간은 자유를 선고받은 존재이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그 말속에는 단순한 이상이 아닌, 고통스러운 현실을 뚫고 나가는 의지와 진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실존주의의 핵심, 자유와 책임

장폴 사르트르의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자유(freedom)**입니다. 그는 인간이 본질을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선택함으로써 ‘본질’을 만들어간다고 보았습니다. 즉, 인간은 “무엇이 될지” 정해진 존재가 아니라,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자유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바로 **책임(responsibility)**입니다. 사르트르는 “당신이 하는 모든 선택은 인류 전체에게도 하나의 선택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개인의 선택은 단지 개인에게 국한되지 않고, 사회와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그는 인간에게서 변명과 회피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인간은 오롯이 자기 자신을 통해 의미를 창조해야 하며, 이는 동시에 엄청난 부담을 수반하는 일입니다. 사르트르는 철학적인 개념들을 문학으로 풀어내는 데에도 탁월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소설 『구토』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로캉탱은 어느 날 일상에서 느낀 극심한 불안과 존재감각의 붕괴, 즉 ‘구토’를 통해 스스로 존재의 실체에 대해 질문하게 됩니다. 그는 주변의 사물이나 인간관계, 사회적 위치가 모두 인위적으로 느껴지며, 결국 그 안에서 스스로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는 곧 사르트르가 주장한 실존주의의 핵심 사상과 맞닿아 있습니다. 또한 희곡 『닫힌 방』에서는 “타인은 지옥이다(L'enfer, c'est les autres)”라는 유명한 명제를 통해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고통을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이 문장은 오해되기 쉽지만, 사르트르가 말하고자 한 바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불안’과 ‘자유를 포기할 때 타인이 지옥이 된다’는 철학적 경고에 가깝습니다. 이처럼 그는 실존주의를 단지 개인주의적 철학으로만 보지 않았고, 인간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자유롭고 책임 있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이러한 사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자기 삶을 능동적으로 설계하려는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

 

우리는 모두 실존주의자일 수 있다

장폴 사르트르는 철학자이면서도 행동가였습니다. 그는 알제리 전쟁, 베트남 전쟁,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참여하며 실천하는 지식인의 표본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라고 믿었고, 철학을 통해 사회를 바꾸려 했습니다. 196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자로 지명되었지만, 그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유는 ‘권위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철학자로서의 독립성과 자유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었고, 스스로에게 엄격했습니다. 이 행동은 단지 유명세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그의 철학을 삶으로 증명한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사르트르가 살던 시대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 삶을 살고 있는가”를 묻고 있으며, 그에 대한 답은 외부가 아닌 ‘나 자신’으로부터 찾아야 합니다. 사르트르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아무 의미도 없는 세계에 던져졌지만, 그 안에서 의미를 만들어갈 수 있는 존재다.” 그 말은 두려움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위대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을 통해 ‘나 자신’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폴 사르트르는 철학이 무엇인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 인물입니다. 그의 사상은 단순히 책 속에 머물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스스로의 삶을 살아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그는 사라졌지만, 그의 철학은 여전히 살아 있고, 우리 모두가 실존주의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